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미투운동 그 이후, 피해자가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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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로 확대된 뒤 처음으로 피해 당사자와 변호인, 여성 인권운동가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연극연출가 이윤택 감독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미투 운동 그 이후, 피해자가 말하다!’라는 내용을 주제로 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성폭력상담소(128개소)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등이 주최하고, 피해 당사자들과 공동변호인단(101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서혜진 변호사의 경과 공유를 시작으로 공대위 활동가, 변호인단의 발언문 낭독, 향후 계획 발표 및 질의 응답, 피해 당사자 발언 순으로 이뤄졌다.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피해자들은 침묵을 강요당하면서 혼자 고통스러워했고 힘들어 했다”면서 “수사·사법기관의 피해자를 의심하는 태도에 또다시 좌절하고 자신이 말한 것을 후회하며 자책하는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런 일련의 과정은 피해자 생애 전체를 뒤흔들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고립감을 주게 된다”면서 “피해자의 법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피해자 옹호 및 조력 시스템을 견고하게 갖추고,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성평등과 인권교육을 촘촘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변호인단 대표로 나선 이명숙 법무법인 나우리 대표변호사는 “‘성폭력’이라는 단어와 함께 빠지지 않고 동반되는 선입견들이 많이 있다”면서 “하지만 성폭력이나 2차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 승소한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공동변호인단은 우리 사회의 미투 운동에 적극 공감하고 힘이 되어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성폭력과 이에 대한 침묵을 없애기 위해 모였다”며 “가해자를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엄히 단죄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도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은 여성에게 행해지는 폭력이 개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성차별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여성에게 행해지는 성폭력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사법부가 응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산 성폭력반대 연극인행동 활동가도 “미투 운동으로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알려 또 다른 가해를 막아낸 피해자들에게 감사와 지지를 보낸다”면서 “연극계에 만연한 성폭력을 묵인하고 은폐하는 수직적·위계쩍인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기관과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또한 “성폭력 문제에 공분하고 문제를 풀어가고자 노력했던 분들은 물론,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의심했던 분들까지도 매일 터져나오는 미투의 목소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제 우리 사회가 미투 운동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응답을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보다 근본적으로 미투 운동의 의미를 살려가기 위해서는 성폭력이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더 이상 성폭력 문제의 방관자가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가는 ‘행동하는 주변인’이 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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