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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투데이] 인천 학대, 전문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적용해야"(2015.12.24)
admin
2018-02-24      조회 5,438   댓글 0  

인천 학대, 전문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적용해야"
[투데이] 인천 학대, 전문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적용해야"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방송일시 : 2015년 12월 24일(목요일)
□ 출연자 : 이명숙 변호사(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사)

아동학대, “사건 발생하면 임기응변식 대처... 법 개정 필요”

- 11살짜리가 7살정도의 키... 피골이 상접한 상태
- 아이 상태로 볼 때 학대 기간 수년간에 거쳤을 것
- 학대 친부 사과, 선처 바라는 것일 수도
- 아동학대 대부분은 친부모에 의해 저질러져
-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적용해야
- 사건 발생하면 2~3일만에 쏟아지는 대응책
- 해외는 1년이상 조사, 전담기구 신설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2년여 동안이나 집에 감금된 채 아버지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한 11살 A양 사건, 정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셨을 겁니다. 아이는 점차 회복하는 중이고요, 아버지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친부모의 아동학대, 처벌은 어떻게 될지, 아동 실종 신고 요건 등의 제도는 어떤 식으로 가져가야 할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해 일어났던 울산 아동학대 사건에서 무료법률 지원을 맡아주셨던 분이죠.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 이명숙 변호사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명숙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사(이하 이명숙):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변호사님은 칠곡 계모 폭행 사건도 맡아서 처리하시고, 조두순 사건 피해자였던 나영이 문제도 적극적으로 변론하셨던 분 맞죠?

◆ 이명숙:
네, 조두순 사건 때도 진상조사를 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했었죠.

◇ 정병진:
네, 그리고 광주 인화학교 아동 성폭행, 일명 도가니 사태까지, 피해 아동들 입장에서 법률지원을 도맡았던 분이기에 제가 아동인권 문제의 대모라고 표현해드렸습니다. 괜찮으신가요?

◆ 이명숙:
네, 뭐 대모라기보다는 그런 사건을 많이 해왔다는 차원에서 대모라고 불러주셔도 괜찮습니다.

◇ 정병진:
네, 저희가 이렇게 웃으면서 시작했지만 사실 웃을 수 없는 사건이에요. 11살이면 이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 발견 당시 몸무게가 16kg, 키는 120cm입니다. 어떻습니까? 발달이 영 안 된 거죠?

◆ 이명숙:
그렇죠. 11살이면 키가 140cm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20cm가 적은 거고요. 몸무게가 보통 35kg 정도 되어야 하는데 16kg이었으니까, 11살짜리가 7살 아이 정도의 키, 그리고 4~5살 정도의 몸무게로,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발견된 거죠.

◇ 정병진:
맞습니다. 제 딸이 4살인데 몸무게가 12kg이고 키가 1m 조금 넘어가거든요. 그러니까 거의 4~5살 아이의 건강상태와 비슷한 상태였던 거예요.

◆ 이명숙:
그렇죠. 처음 발견되었을 때 슈퍼 주인도 그렇게 어린 아이였던 것으로 생각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아주 왜소했던 거죠.

◇ 정병진:
지금은 20kg까지 회복되었다고 하는데, 또 급격하게 살이 찌게 되면 이것도 장기에 부담이 된다면서요?

◆ 이명숙:
그렇죠. 20kg이라고 해도 6살짜리 평균 몸무게이긴 한데요. 문제는 우리가 1~2주씩 단식을 하고 나서 회복기에 들어가면 조금씩 양을 늘려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단식하고 1주일 만에 4kg이 찌는 사람은 없어요. 이틀에 1kg씩 찐다는 건데요. 아이가 그동안 굶주려서 위나 장이 굉장히 약해져 있을 텐데, 먹는 거나 이런 것도 시간을 가지고 아이가 회복할 수 있게끔 속도조절을 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 정병진:
이 아이의 거처, 그리고 치료 문제도 중점적으로 다뤄봐야 하는데요. 그 이야기는 잠시 뒤에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고요. 일단 아이가 이 지경까지 되게 만든 피의자들, 친부와 계모, 그리고 계모의 친구까지 세 명이 오늘 아침에 구속되었는데요. ‘죄송합니다’라고 A양 친부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른 아동학대 피의자들이 죄송하다는 말을 하나요?

◆ 이명숙:
당연히 하죠. 수사기관에 와서, 법원에 재판받으러 와서 ‘나는 할 일을 했습니다.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습니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정말 반성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다 같이 하는 거죠. 하지만 그 마음이 정말 미안하게 느끼고 반성하는 건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선처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일 수 있고요. 정말 진심으로 그런 마음을 가질 사람이라면 11년 동안 이 아이를 이렇게 방치하고 가혹하게 했을까? 11년이란 기간 동안의 가혹한 행위와 또 며칠간의 구속된 기간 동안의 반성, 그 잠깐이 11년 간 했던 모든 행위를 반성할 만큼의 기간이 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 정병진:
네, 지금 11년간 아이가 학대를 당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친부는 2년 반 정도를 그렇게 했다고 진술한 상태인데요. 11년까지라고 보시는 이유는 뭔가요?

◆ 이명숙:
무얼 근거로 2년이라고 이야기하죠? 저는 2년이라는 기사들,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수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하나의 칠곡 계모사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아이가 몸무게는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요. 2년 동안 제대로 안 먹였으면 3~4살 정도 차이 나게끔 극도로 피폐할 수 있다고 처요. 그렇지만 키는 컸다가 줄어들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이 아이가 7살 정도의 키라고 한다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학대받고, 스트레스 받고, 그랬기 때문에 키가 그 정도까지만 천천히 성장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지 못했고,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요. 또 최소한 2학년 1학기에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한다면 그 때 이후로는 계속 교육적 방임인 것이죠. 그것도 학대의 한 형태거든요. 제 생각에는 이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정도는 점점 더 심해졌겠지만 학대는 계속 받아왔을 겁니다. 특히 친부가 일정한 직업이 없고, 게임중독에 빠지고, 그런 사람이라면 게임중독에 빠진 사람이 혼자서 아이를 키웠겠습니까? 아니면 동거를 한들 동거녀가 돈도 안 벌고 게임만 하고 있는 동거남의 자식을 제대로 거두었겠습니까? 이 아이는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왔다고 생각하고요. 아이의 내분비 상태라든가, 왜 이렇게 못 자랐는지, 이런 부분을 의사의 정밀 검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정병진:
이렇게 친부모가 아동학대 가해자로 추정되거나 실제로 판명 나거나 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 이명숙:
80%가 넘죠. 81%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대게 아동학대는 친부모에게서 이루어집니다. 이번에도 동거녀가 있다고 해서 ‘계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많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놀랍게도 계모나 계부는 4~5%에 불과하고요.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훈육 차원에서, 그리고 내 아이 내 마음대로 하는데 왜 간섭 하느냐, 이러면서 친부모가 아이들을 함부로 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안 먹이는 것이건, 때리는 것이건, 체벌이건, 그런 것들이 모두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이번 같은 경우는 아이 아버지의 처벌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십니까?

◆ 이명숙:
어떤 죄명을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외국이라면 이건 몇 달만 더 방치했으면 사망했을 수도 있는데요. 이건 아이가 죽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먹이지 않고 체벌했던 것이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사망했다면요. 우리나라도 이제 아동학대에 대해서 엄한 잣대를 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제 생각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도 적용해야 하지 않나 생각되는데요. 그게 너무 강하다고 생각된다면 현실적으로 아동학대처벌특례법에 따른 중상해죄가 있습니다. 아이의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학대를 한 경우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상의 중상해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보고요. 이 경우 3년 이상 30년 이하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상습폭행, 감금, 상해, 교육적 방임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아이가 갈비뼈가 부러지고, 빈혈도 심하고, 여러 가지가 안 좋은데 그걸 병원에 안 데려갔다면 의료적 방임도 해당된 것이거든요. 어디까지 수사해서 어떤 범죄 죄명까지 적용할 것인지 검찰에서 조금 더 치밀하게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죄명을 적용했으면 좋겠습니다.

◇ 정병진:
이제 아이의 거처 문제도 궁금한데요. 지금은 인천의 한 병원 6인실에 있다고 합니다. 제대로 심리치료도 받고 해야 할 텐데 이건 괜찮은 건가요?

◆ 이명숙: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예산이 턱없이 적습니다. 울산, 칠곡 사건으로 작년이 아동학대의 원년이라고 해야 할 해인데, 올해 252억 정도의 예산에서 180억 정도로 오히려 깎였습니다. 이 예산 가지고 이 아이들 구조하고 병원에 옮겨서 치료하는 것이, 지금 현재 저 정도 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예산이 늘어야 하고요. 이 아이 치료 계속 되어야죠. 트라우마 치료도 계속 해야 하고, 신체적인 치료도 한동안은 계속 되어야 하고, 아버지 친권 상실되어야 하고, 엄마 찾아서 친권 변경을 하거나, 엄마가 과연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지도 심사하고, 안 되면 후견인이나 가정위탁 같은 제도로 넘어가야 하겠죠. 아이는 사랑받을 수 있는 가정으로 인계되어서 사랑받으면서 자라야 합니다.

◇ 정병진:
일단 예산과 정책적 지원이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네요?

◆ 이명숙:
네.

◇ 정병진:
그러면 끝으로 대안적인 부분에서 아동실종신고가 이루어졌다면 아이가 이 정도까지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실종신고 요건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까요?

◆ 이명숙:
실종신고에 학교 선생님들이 빠져있다고 해서 학교교사를 실종신고 의무자로 실종신고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어린이 사건을 보면서 답답한 게요. 어떻게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1주일 만에, 2~3일 만에 대안이 쏟아져 나옵니까? 영국에는 엘리자베스 사건이라는 사건이 생기면서 1년 동안 아동학대 실태라든가 해결방안이라든가 문제점이라든가, 위원회를 만들어서 1년 동안 심도 깊게 조사했고요. 그러고 나서 아동학대를 전문으로 하는 경찰 팀이 세워졌습니다. 우리도 1주일 만에 대안 만들고 법 개정하고 이런 임기응변적인 것에서 벗어났으면 좋겠고요. 이 사건이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전반에 대한 조사와 문제점, 해결 방안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위원회가 하나 만들어져서 근본적인 대안들이 마련되기 바랍니다.

◇ 정병진:
장기적인 전담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경찰이나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조사를 해도 구속력 있게 수사하기 어렵다는 게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입니다. 모쪼록 향후에 이런 대책들을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오늘 말씀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모셔서 자세한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명숙: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 이명숙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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