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뢰인은 늦게 얻은 아들을 누구보다 아끼며 키웠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오랫동안 다른 남성을 만나 왔고, 아이도 그 남성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마저 친아버지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남편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며 아이와 함께 집을 떠났습니다.
또 다른 의뢰인은 남편이 밖에서 얻었다는 아이를 데려와 친자식처럼 키웠습니다. 아이가 자라 가정을 꾸린 뒤에야 그 아이가 남편의 아이도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뒤 아이는 차츰 거리를 두더니 연락을 끊었습니다.
결혼 중에 태어난 아이는 법이 일단 남편의 아이로 봅니다. 그래서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법적으로 정리하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소송(친생부인의 소)을 내야 합니다(민법 제846조, 제847조). 반면 내가 낳지 않은 아이인 줄 알면서 내 아이로 출생신고를 하고 키웠다면, 법은 이를 입양으로 봅니다. 이 경우 법이 정한 사유가 없으면 입양 관계를 끝낼 수 없습니다. 입양 관계를 끝내는 것을 파양이라고 합니다(민법 제905조). 그래서 두 번째 의뢰인은 이혼하더라도 아이와의 모자 관계가 그대로 남고, 아이는 그 의뢰인의 상속인이 됩니다.
법은 혈연과 절차로 관계를 정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쌓인 시간과 마음까지 헤아리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사건일수록 결론보다 당사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감춰 둔 진실은 어느 순간 둑이 무너지듯 한꺼번에 드러나곤 합니다. 서툰 속임은 끝내 아이에게 마음을 다한 사람들을 가장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헌신이 깊었던 만큼 그 상처도 오래 남을 것입니다.
그래도 품은 아이가 내 핏줄이 아니었다고 해서, 그 아이를 품은 시간까지 거짓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사랑한 마음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그 사람의 몫입니다. '내 탓은 아닐까' 하는 물음은 잠시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상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을 보듬는 일에서 회복이 시작됩니다.
※ 이 칼럼은 대표변호사 이명숙의 견해로, 2026. 11. 기준 법령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 사연은 이명숙 변호사(이혼 전문 37년)와 이서원 교수(가족상담 35년)의 공저 『오늘도 가정법원에서 인생을 배웁니다』에 실린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관련 FAQ: 외도한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나요?
재산분할은 결혼 생활 동안 함께 모은 재산을 각자 보탠 몫에 따라 나누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외도한 배우자도 청구할 수 있고, 혼인을 파탄시킨 책임은 위자료에서 따로 따집니다.
https://naurylaw.com/bbs/board.php?bo_table=faq&wr_id=33
관련 FAQ: 이혼 위자료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위자료 액수는 법원이 결혼 기간, 잘못의 정도, 혼인이 파탄된 경위 등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실제로는 대체로 수천만 원 범위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https://naurylaw.com/bbs/board.php?bo_table=faq&wr_id=17
관련 FAQ: 이혼 위자료와 상간자 소송의 청구 기한(소멸시효)은 언제까지인가요?
상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외도 사실과 상대방을 안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 외도가 있었던 날부터 10년이 지나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766조).
https://naurylaw.com/bbs/board.php?bo_table=faq&wr_id=15
법률 문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우리 법률사무소의 담당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